- 어머니(김상순)가 들려주시는 말씀을 아들(홍정욱)이 옮겨 적은 글이다 - 세수 남 보라고 씻는가? 머리 감으면 모자는 털어서 쓰고 싶고 목욕하면 헌 옷 입기 싫은 기 사람 마음이다. 그기 얼마나 가겠노만은 날마다 새 날로 살라꼬 아침마다 낯도 씻고 그런 거 아이가. 안 그러면 내 눈에는 보이지도 않는 낯을 왜 만날 씻겠노? 고추 모종은 아카시 핀 뒤에 심어야 된다. 배꽃 필 때 한 번은 더 추위가 있다. 뻐꾸기가 처음 울고 세 장날이 지나야 풋보리라도 베서 먹을 수 있는데 처서 지나면 솔나무 밑이 훤한다 안 카더나. 그래서 처서 전에 오는 비는 약비고, 처섯비는 사방 십리에 천 석을 까먹는다 안 카나. 나락이 피기 전에 비가 쫌 와얄 낀데 들깨는 해 뜨기 전에 털어야 꼬타리가 안 뿌사지서 ..