스케치

종이비누 2019. 4. 8. 12:45

 

 

 

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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" 밥 먹을래? "

 

  " 응 "

 

이런 대답이 좋다

 

이런 대화 만이 가질 수 있는 관계의 깊이와 친숙의 거리

충분한 숙성과 발효의 시간을 지나와 빚어지는 위안의 향기가 좋다

 

사람들이 가장 두려워 하는 순간은 언제일까

 

첫사랑을 고백하는 순간 혹은

첫 입사의 면접관 앞에서 두주먹이 꼭 쥐여지던 순간 등등...

 

가장 받아들여 지고 싶은 마음으로 두드려 보는 긍정과 부정의 문 앞이 아닐까

 

예즉불가한 과정이 성장의 흔들리지 않는 굿건한 줄기가 되는 것은  잘 알지만

언제 되돌아보아도, 언제 되물어 보아도 한결 같이

 

내게

 

" 응"

 

해줄 수 있는 사람

 

있다면....있을 수 있다면

 

종속과목강문계 그 맨위 그 꼭대기 영장류 사람으로 태어난 거 참 잘한 일일것이다

 

그와 마찬가지로 언제 어디서나

네게

 

" 응"

 

한결같이 흥쾌하게 마주 설 수 있다면 이번생은 " 옳다"

 

 

 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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      응 /  문정희

 

   햇살 가득한 대낮
   지금 나하고 하고 싶어?
   네가 물었을 때
   꽃처럼 피어난
   나의 문자
   " 응 "

 

   동그란 해로 너 내 위에 떠있고
   동그란 달로 나 네 아래 떠있는
   이 눈부신 언어의 체위
 
   오직 심장으로
   나란히 당도한
   신의 방
 
   너와 네가 만든
   아름다운 완성
 
   땅 위에
   제일 평화롭고
   뜨거운 대답
   " 응 "

  

 

 

 

 

 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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